Skin color is still a power?

아시안에게 인종차별•혐오 발언을 한 백인이 해고당했다는 기사를 보고 많은 생각이 든다. 근무시간 중 일어난 일이 아님에도, 피해자가 온라인 상에서 영향력이 있는 인플루언서였기 때문에 피해자가 주축이 되어 많은 소셜네트워크에서 마녀사냥 및 가해자의 직장에 청원이 이루어졌다.

외국에서 사는 동양인으로서 당연히 인종차별적인 언행이나 태도들을 많이 받아왔고, 그를 이해나 자각조차 하지 못하는 백인들을 보면서 답답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부당한 일이 있을 때 사회적인 목소리를 내야 계몽이 가능하고 변화의 발판이 이루어진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지금 세계 전역에서 유행처럼 불거지는 마이너리티의 '권리'에 대한 무분별한 지지가 과연 합리적인 사고를 거쳐서 결정된 과정일까?

윤리적인 잣대로 사람을 평가하는 시대. 이것이 참된 정의라며 말하기 전에 두 번 생각하라는 무법의 경고. 과연 통용되는 선은 합의에 의해 도출될 수 있는 것이며, 그 방향의 끝에는 어떤 사회가 기다리고 있는가? 나의 편협한 시선으로는 마이너리티가 그들의 피부색을 새로운 권력으로 인정해달라고 생떼를 쓰는 것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백인들이 과거에 피부색으로 차별과 박해를 가했듯, 이제는 황인과 흑인의 복수가 이루어질 시대라고 출사표를 던진 듯 하다.

정말로 개혁을 원한다면, 기존 시스템을 부정하고 그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방향을 찾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물론 이 변화는 절대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인류 문명이 몇천년에 걸쳐서 완성되어 왔듯이. 현세의 소위 혁명가라는 자들은 자본주의의 달콤함은 잃고 싶지 않고, 단순히 권력 구조를 유리한 쪽으로 뒤집고만 싶어한다. 끝없이 기존 시스템과 규율에 의해서 인정받고 규정되고 싶어한다. (e. g. call me she-her) 이 상태로는 새로운 구호도 기존 거대 자본에 의해 조종되고 소비되기만 할 것이다. 물론 이런 내가 새로운 시선을 지니고 있었다면 진작에 큰 소리를 내려고 했겠지. 이런 나는 한계에 굴복하고 그냥 냉소로 가득한 소시민일 뿐이다.